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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적 조정(spatial fix)의 정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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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적 조정(spatial fix)의 정의

소선생 2021. 4. 2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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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월간국토 1997년 12월호. 96-100쪽
-필자: 최병두, 대구대학교 사회교육학부 교수 -

 <자본의 한계>는 하비 자신이 성격 지운 바와 같이, '건조환경에서의 자본순환, 신용체계 그리고 공간적 편성들의 생산에 주목하면서 논술된 마르크스적 일반 이론에 관한 저서'라고 할 수 있다.제한된 지면에서 이 책의 이론적 구성을 소개하기란 쉽지 않지만, 그 윤곽을 묘사하면 다음과 같다. 즉 자본은 일차적으로 상품생산 과정을 통해 순환하지만, 궁극적으로 자본주의를 위기의 대파국(즉 공황)으로 몰고 가는 모순을 안고 있으며, 하비는 이 모순을 '위기의 제1국면'으로 이론화했다. 그러나 자본은 이러한 위기를 회피 또는 극복하기 위해 고정자본과 소비기금의 형성으로 나아가고, 잉여자본은 현재 사용보다 미래사용 지향적인 새로운 순환형태들의 창출을 통해 흡수된다. 그러나 이 과정 역시 신용체계의 발달과 금융자본의 지나친 확대로 인해 금융공황과 인플레이션을 포함한 '위기의 제2차국면'으로 나아가게 된다.

 공간영역에서의 건조환경의 재편성, 즉 하비가 명명한 '공간적 조정'(spatial fix)은 이와 같은 금융자본의 확대로 초래될 위기를 일시적으로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한다. 예로, 미래지대를 전유하기 위해 '이자 낳는 자본'이 토지시장에 투입되며, 지리적 불균등발전은 자본과 노동의 지리적 이동성과 자본순환을 위한 물적 토대의 재편성을 가져온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적 조정은 공간재편과정에서 물적 토대의 '감가' (devaluation)를 초래하는 '위기의 제3차국면'을 형성하게 된다. 지리적 불균등발전의 전세계적 확대는 종국적으로 이러한 공간적 조정에 의한 자본주의의 내적 모순의 심화가 세계적 무대에서 제국주의적 팽창과 제국들 간의 전쟁으로 종결되도록 한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씌어진 <자본의 한계>는 이와 같이 '자본'의 한계에 관한 논의로 종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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